50조원짜리 질문: 한국은 미래 산업 강국이 될 수 있을까?
바로 ‘첨단전략산업기금’ 이야기다.
무려 50조 원.
그냥 돈 뿌리는 거 아니다. 이건 말 그대로, 기술 전쟁 시대에 대한민국이 살아남고 커지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이건 우리 미래 밥줄, 애들 교육, 동네 일자리, 심지어 내 퇴직 연금과도 엮여 있는 이야기이기에 관련 보고서를 읽어보았다.
1. 왜 지금, 왜 50조인가?
사실 미국이 CHIPS Act로 반도체 산업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있고,
중국도 기술 패권에 밀리지 않기 위해 죽어라 싸우는 와중에,
한국이 아무것도 안 하고 버티면?
…그건 무능을 넘은, 죄악이다.
그래서 정부는 선언했다:
“이번 기금은 단순한 산업 지원책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도약입니다.”
•
반도체: 미래 공정 & 대규모 생산 설비(Fab) 확장
•
AI: 인프라, 데이터 센터, 알고리즘 생태계
•
바이오: K-바이오 글로벌화 (치료제, 백신 포함)
•
이차 전지: 전기차 & 에너지 저장 장치 핵심
•
방산: 차세대 무기, 위성, 우주 산업
•
그린 에너지: 수소·태양광·친환경 자동차
2. 우리 기업, 돈 걱정은 말고 달려라
이 기금의 방식은 좀 다르다.
단순한 “지원금 뿌리기”가 아니라, “진짜 사업을 가능하게 만드는 인프라 투자”다.
•
•
•
그리고 중요한 건,
이게 대기업만을 위한 판이 아니라는 점.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도 명확히 설정되어 있다.
즉, ‘기술 공급망’ 전체에 투자하는 전략.
by OpenPEN
3. 법도 바꾸고, 판도 바꾼다
이건 그냥 기금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
산업은행법 개정 → 기금 투자 법적 기반 마련
•
2025년 1분기: 국회 승인
•
2025년 하반기: 돈 풀리고 프로젝트 시작
•
2030년까지: 산업 생태계 본격 확장
이 정도면, 그냥 단기 대책이 아니라 대한민국판 ‘산업 르네상스’의 시작이다.
4. 그럼 이게 우리한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자.
이 기금이 성공하면 어떻게 되겠나?
그리고 무엇보다,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지 않아도 되는 나라.
그런 나라에 살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다는 건가?
트럼프가 미국 재건을 외친다면,
한국은 지금 ‘기술 강국’으로 스스로를 재건하려는 중이다.
지금 중요한 질문은 딱 하나다.
“과연 이 50조 원, 늙은 대한민국을 살리는데 충분할까?”
좋다, 긍정적으로 보면 세상이 생각한 대로 잘 될 것 같다. 세게 쳐 맞기 전까지는.
이것도 ‘그게’ 될 가능성이 느껴진다. 처음엔 뭔가 커 보였는데, 나중엔 뉴스에도 안 나오는 거.
기억나는가?
“녹색 성장”, “창조 경제”, “4차 산업혁명”…
정책 이름은 참신했는데,
막상 남은 건 간판만 번지르르했던 공장 하나, 기금 신청하다 지친 스타트업 대표,
그리고 정책 담당자 인사 이동.
실패의 기억들: 한국형 미래 산업 육성의 데자뷰
1.
녹색 성장(2008~) — 꿈 많던 시대의 고요한 묘지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걸고,
무려 107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녹색 일자리 96만 개 창출!”
“녹색 기술 수출 36조 원 달성!”
결과는?
•
실제로 창출된 녹색 일자리, 2만 개도 안 됐다.
•
투자 받은 기업들 중 절반 이상이 3년 내 폐업하거나 전환
•
녹색 산업이라 했던 것 중 상당수는 기존 제조업에 스티커만 붙인 것
"태양광 발전 기업에 기금 나갔는데, 결국 중국산에 밀려 다 무너졌죠."
‘그린’은 남았지만, 성장은 안 보였다.
2.
창조경제(2013~) — 이름은 예뻤지만, 실은 회색 지대
박근혜 정부의 “창조 경제”는 혁신과 융합을 외쳤다.
스타트업 생태계, 벤처 투자,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전국을 창조로 물들인다는 계획이었지.
문제는?
•
센터는 생겼지만, ‘창조’는 안 생겼다.
•
성과 평가 방식이 모호해서, 실적 부풀리기와 숫자 게임만 남음
•
자금 집행 비효율: 실제 스타트업보다 대기업 협력사로 쏠림
“창조경제혁신센터? 거기 가면 PPT는 잘 만들어줘요. 근데 돈은 안 줘요.”
결국, 이 정책은
“지원금 받으려면 창조라는 단어를 박아라”는 유행어만 남긴 채 사라졌다.
3.
4차 산업혁명(2017~) — AI, 블록체인… 그리고 공허
문재인 정부 때는 “혁신 성장”, “데이터 경제”, “DNA(데이터·네트워크·AI)” 전략이 나왔다.
소리만 들으면 뭔가 멋지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
규제는 여전하고
•
인프라는 안 깔리고
•
중소기업은 여전히 은행 문턱 못 넘고
"AI 스타트업? 맨날 데모만 보여주다 망했어요. 정부 과제 따려면 영어 공문을 잘 써야 돼요."
기술은 미래인데,
지원 체계는 엑셀 지옥 + 공문 지옥 + 심사 위원 ‘갑질’ 트리플 콤보였다고 전해진다.
데자뷰의 공통점
이런 과거 실패들은 공통된 패턴이 있다:
문제 | 설명 |
슬로건은 멋졌지만, 실행 방식이 추상적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짐 | |
제대로 된 기업에 집중 투자 못하고, 골고루 조금씩 뿌리다 끝남 | |
실제 지원은 네트워크 있는 대기업 협력사 중심으로 흘러감. 외국 혁신 기업은 환영하고,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 강화. | |
5년 지나면 정책 갈아엎기. 투자 프로젝트는 중간에 증발 |
바로 여기서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숙제가 생긴다.
이번에는 과거의 정책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고려한 계획인가? 아니면 이름만 바뀐 ‘녹색창조혁명 시즌4’인가?
정부는 말한다:
“이번엔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서, 구조 자체를 바꾼다.”
“장기 로드맵을 국회와 함께 묶어 둔다.”
“공급망 전반에 투자해, 대기업-중소기업 동반 성장까지 간다.”
그래, 말은 좋다.
하지만 말만 믿고 ‘신뢰’하기엔 우리는 너무 많은 사기를 당해왔다.
그럼 우린 뭘 봐야 하나?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늘 다음 정부가 들어오면
‘지난 정부 거 정리하고 다시 하자’는 말에 익숙하다.
그런데 이젠 좀 다른 리듬이 필요하지 않을까?
“계속되는 시작”이 아니라,
"연결된 발전"이라는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