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사빈 호센펠더가 말하는 미국 vs. 유럽: 자유, 복지, 그리고 존중

“미국인은 왜 저러지?” 유럽인은 왜 다르게 사는 걸까? — 사빈 호센펠더가 말하는 문화적 차이와 존중

우리는 자주 비교합니다.
한국과 일본, 서울과 도쿄, 지방과 수도권… 그런데 요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유럽과 미국의 비교도 꽤 자주 눈에 띕니다.
SUV 크기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칸막이 틈, 의료 시스템, 총기 소유, 그리고 '자유'라는 단어의 의미까지.
어느 순간부터 미국과 유럽은 서로를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인은 미국의 고속도로 구조를 이해 못 한다.”
“미국인은 유럽의 분리수거를 이해 못 한다.”
그리고 이 모든 혼란과 농담,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진지한 질문을, 독특하고 똑똑하게 풀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사빈 호센펠더(Sabine Hossenfelder) 박사입니다.

물리학자가 왜 문화 이야기를 할까?

사빈 호센펠더는 독일 출신의 이론물리학자로, “Lost in Math: How Beauty Leads Physics Astray” (2018), 그리고 “Existential Physics: A Scientist's Guide to Life's Biggest Questions” (2022)라는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수식과 이론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은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가능한 한 쉽게, 하지만 그 이상 쉽게는 말하지 않습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최신 정보, 허세와 선전 없는 솔직한 해설."
그녀의 최근 영상 중 하나는 바로 이 "미국 vs. 유럽"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가벼운 유머로 시작해서, 깊은 통찰로 마무리되는 20분짜리 영상.
그 안에는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서로의 '가치'를 이해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자유의 의미가 다르다

호센펠더 박사는 미국과 유럽이 서로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결국 자유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인에게 자유란 무엇일까요?
정부 간섭 없이 사는 것
총을 소지할 권리
사회복지보다 개인 책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 정신
유럽인에게 자유는 좀 다릅니다.
아플 때 병원비 걱정 없는 삶
교육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권리
총격 걱정 없이 마트를 갈 수 있는 일상
높은 세금이지만, 모두를 위한 안전망
이처럼 각자의 역사와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시스템도, 정책도, 삶의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왜 다르게 사는 걸 비난하죠?"

호센펠더 박사는 이렇게 묻습니다.
“어떤 미국인이 저한테 와서 ‘우리 나라엔 억만장자가 많아!’라고 자랑하면 저는 이렇게 되묻고 싶어요. ‘그래서, 그게 당신한테 무슨 이득이죠?’”
그리고 덧붙입니다.
“그게 당신이 원하는 삶이라면, 저는 그걸 존중해요. 하지만 저에겐 맞지 않는 삶이에요. 그리고 저 역시 존중받고 싶어요.”
그녀의 결론은 간단하면서도 강력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살고 있을 뿐, 멍청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다."

왜 지금, 이런 이야기가 중요한가

지금의 세계는 점점 더 분열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 경제 시스템, SNS 상의 말싸움까지—모두가 서로를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시대.
그 속에서 호센펠더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인이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해서 바보가 아니다.
유럽인이 높은 세금을 낸다고 해서 멍청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단지, 다르게 배워왔고, 다르게 살아갈 뿐이다.
이런 지적인 겸손(intellectual humility) 이 지금 시대에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그녀의 영상은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사빈 호센펠더를 더 알고 싶다면?

Lost in Math – 이론물리학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이 오히려 과학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 제기.
Existential Physics – “우리 존재는 왜 의미가 있는가?”,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같은 질문을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책.
YouTube 채널 – 매주 4~5편의 영상이 올라오며, 과학, 기술,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제공합니다. ‘No hype, no spin’이라는 철학이 느껴집니다.

마무리하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의 선택이 ‘합리적’임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그 선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기꺼이 들어보는 태도입니다.
사빈 호센펠더는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그런 태도를 가진 드문 해설자입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건, 논쟁이 아니라 경청과 존중 아닐까요?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