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OpenPEN
명령에서 감정 설계 언어로
✦ 키워드 요약: AI 프롬프트 진화, 감정 설계, 언어적 이미지 생성, 이미지 연출, 창작자의 시점
초창기 프롬프트의 질문: 무엇을 보여줄까?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처음 사용할 때, 우리는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엘프 전사 캐릭터, 은색 갑옷, 초록 숲, 드라마틱한 조명, 4K”
이런 프롬프트는 정확하고 간결합니다.
•
누가 등장하고
•
어떤 배경에서
•
어떤 스타일로 표현할지
기술적으로 분명하고 예측 가능한 결과를 생성하죠.
이러한 프롬프트는 마치 카메라 감독의 촬영 지시서 같습니다.
기술적 요소가 명확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보장해주지만,
그 이미지가 왜 감정적으로 강렬한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의 “로봇 모나리자” 이미지도 ‘무엇을 보여줄까’의 결과물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유명한 명화의 주인공을 단순히 로봇으로 대체한 것이죠. 그 선택에는 물론 ‘의도’라는 것이 있지만, ‘로봇 모나리자’를 만든 프롬프트는 소설로 치면 원작 내용과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성의없는 패러디 글을 읽은 기분이 듭니다.
변화의 시작: 보여주는 것이 아닌, 느끼게 하는 언어
시간이 흐르며 창작자들은 질문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면이 무엇을 보여주는가?"
→ "이 장면이 무엇을 느끼게 하는가?"
이전에는 ‘무엇이 보이는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누가 어떤 감정으로 바라보는가’,
‘어떤 시점에서 얼마나 불안한가’, ‘그 순간이 왜 이상하게 익숙한가’처럼
정서적, 심리적 맥락을 설계하기 시작한 겁니다.
출처: OpenPEN <불멸>
3. 사례 비교 – 두 개의 프롬프트
[초기형 프롬프트 예시]
“요리 사진, 탑다운 시점, 자연광, 고급 레스토랑 스타일, 85mm 렌즈”
→ 이 프롬프트는 상품 이미지처럼 명확하고 정확한 결과를 만듭니다.
출처: OpenPEN
하지만 이미지 안에 기억, 감정, 상황은 없습니다.
[발전된 프롬프트 예시 – Hairless Creature in Basement]
“A grotesque creature that looks like a hairless cat hybrid, with oozing pink skin and many blinking eyes… filmed from a smartphone in a dark house, with harsh flash glare.”
이 프롬프트에는 다음과 같은 언어적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소 | 효과 |
"oozing pink skin", "blinking eyes" | 직접적 감정 유도: 혐오, 불쾌감 |
"filmed from smartphone" | 익숙한 시선 → 불편한 현실감 |
"flash glare" | 기술적 조건이 감정을 증폭시킴 |
"at night, in a house" | 안전해야 할 공간의 위협화 → 정서적 병치 |
[무서운 것 못보시는 분은 눈을 흐리게 뜨세요!]
출처: OpenPEN <반신욕 중 갑자기>
이처럼 프롬프트가 감정과 서사를 설계하는 문장이 된 것입니다.
4. 프롬프트의 언어는 연출 언어가 되었다
이제 프롬프트는 단순한 설명이 아닌, 연출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
누가 보는가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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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조명, 질감)
•
어떤 정서를 유도할 것인가 (혐오, 향수, 불안, 유머)
이런 질문들이 프롬프트 문장 안에서 언어의 순서, 표현 선택, 생략과 강조로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요약
구분 | 초기 프롬프트 | 진화된 프롬프트 |
목적 | 정확한 재현 | 감정 설계 |
구성 | 대상 + 시점 + 스타일 | 정서 + 맥락 + 연출 |
언어 | 명세형, 정적 | 서술형, 동적 |
결과 | 예쁜 이미지 | 경험, 서사, 감정의 이미지 |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발전된 프롬프트들이 장르를 해체하고,
공포와 유머, 음식과 건축 등 전혀 다른 개념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감각적 충돌을 설계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