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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도가 본 AI 디지털 아트 : 비트겐슈타인의 프롬프트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이론으로 본 AI 창작 언어 구조화

“언어의 의미는 그것이 사용되는 방식에 있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AI 이미지, 텍스트, 코드, 영상 생성의 중심에는 프롬프트(prompt)라는 언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언어는 단순한 명령어가 아닙니다.
그것은 일종의 ‘놀이’, 의미가 맥락 안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놀이판(Language Game)입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이러한 언어의 작동 방식을 "언어게임"이라 불렀고, 이는 오늘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AI와 인간이 함께 벌이는 언어적 상호작용의 본질을 설명해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 기반해
프롬프트 언어 설계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또한, 그가 단순한 철학자가 아닌 AI 언어 시스템의 숨은 설계자, 곧 프롬프트 엔지니어로서 AI 이미지 생성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발전하는지 설명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은 아래의 “프롬프트 아트 탐구 시리즈”와 연결됩니다.)

W-PALE: Wittgensteinian Prompt Architecture for Language Engineering

우리는 이 분석 프레임을 W-PALE이라 부를 겁니다.
이는 단지 AI 언어를 명확히 쓰는 방법을 넘어서, AI와 창작자가 어떻게 감정을 매개로 언어를 조형할 수 있는지를 제시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의 개념 하나하나는 프롬프트 설계의 철학적 지침처럼 작용하죠.

1. 언어게임(Language Games) → 프롬프트는 ‘명령’이 아닌 ‘참여 요청’

[언어게임이란?]
언어는 단일한 정의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놀이’처럼 맥락 속 규칙에 따라 의미를 갖는다고 봤습니다.
“Summarize this document”
→ 요약이라는 게임을 시작하는 트리거
“Write a poem about time”
→ 감정적 창작이라는 언어게임 호출
AI는 지금 어떤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가?
→ 이것이 프롬프트 설계의 첫 질문입니다.
설계 원칙
어떤 언어게임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모호한 게임은 AI의 반응도 흔들린다.

2. 삶의 양식(Form of Life) → 프롬프트는 사용자의 문화와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

[삶의 양식이란?]
언어는 진공 속에서 쓰이지 않으며, 특정한 공동체의 삶, 행동, 감정,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Explain it like I'm five.”
→ 단순한 문장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특정한 삶의 양식과 톤을 요청하는 프롬프트입니다.
AI는 단어 자체보다 ‘그 단어를 말하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해야 적절한 응답을 합니다.
설계 원칙
프롬프트는 사용자 집단, 문화, 정서 코드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음료수를 옛 방식으로 광고 인쇄한 포스터이다. 음료수 병에는 비트겐슈타인 맛이라고 적혀있고 1, 과 0으로 이루어진 코드들이 표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논리적으로 신선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보인다.
출처: openpen.oopy.io

3. 의미는 사용에 있다 (Meaning is Use) → 프롬프트는 정의가 아닌 목적이다

[의미는 사용이다?]
단어의 의미는 그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가에 달려있다는 사용 중심 이론입니다.
“Can you explain this?”
“Explain the Tractatus as if I'm a high school student.”
같은 명령어라도 ‘사용 의도’를 명확히 해야 AI가 타당한 응답을 합니다.
설계 원칙
사용 목적이 명료할수록, 응답도 정밀해진다.
프롬프트는 ‘사용할 수 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4.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라 → 추상적 질문은 AI를 침묵하게 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라”]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선 철학이 침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What is the essence of the soul?”
→ AI는 이 질문에 대해 단지 말모양의 반복만 할 수 있습니다.
AI가 이해하거나 모델링할 수 없는 개념은, 프롬프트로 넣어도 무의미해집니다.
설계 원칙
‘표현 가능한 것’만을 프롬프트로 설계하자.
침묵을 유도하는 대신, 해석 가능한 조건과 문장으로 유도하자.

5. 철학은 언어의 매듭을 푸는 것 → AI에게 던지는 질문도 철학처럼 명료해야 한다

[언어의 매듭이란?]
철학은 세계의 진리를 발견하기보다, 우리가 언어로 만들어낸 혼란을 해체하고 정리하는 실천이라고 봤습니다.
"Make me something cool"
"Generate a speculative design concept based on climate collapse, in a cyberpunk style."
프롬프트는 철학처럼 질문을 해체하고 명료화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설계 원칙
복잡한 프롬프트는 쪼개고 분해하라.
AI와의 언어적 오해 가능성을 미리 제거하라.

W-PALE 핵심 요약

철학 개념
프롬프트 설계 적용 원리
언어게임
명확한 게임 구조와 기대값 제시
삶의 양식
사용자 맥락·문화에 맞는 언어 조정
의미는 사용에 있다
명확한 목적 기반 문장 구성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라
AI의 한계를 고려한 명료한 표현
언어의 매듭 풀기
복잡한 의도를 쪼개어 구성하고 명료하게 다듬기

결론

프롬프트는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AI와 함께 하는 하나의 언어 놀이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언어를 조율하고, 감정을 설계하며, 창작의 새로운 언어게임을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언어게임의 이론적 설계자를 꼽는다면 바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입니다.
우리는 그의 철학을 통해 오늘날의 AI 언어 인터페이스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